방춘덕(고양이 키우면 지을 이름)의 개발 블로그입니다.
2019년 회고 및 극극극극극 초기 스타트업에 합류한 1년 이야기 본문
다이내믹했던, 2019년이 지나갔다. 내가 한 해 동안 무엇을 했고, 또 잘못했던 점을 찾고 고치기 위해 회고를 시작한다.
목차
- 1분기
- 2분기
- 3분기
- 4분기
- 정리하며
1분기
다니던 대학을 1년 만에 호기롭게 휴학한 뒤, 현재 재직 중인 회사에 딱 1월에 iOS 개발자로 합류했다. 합류했을 당시 인원은 3명 일 정도로 극극극극극 초기스타트업이었다. (대표, SI 출신 [전] 개발팀장 그리고 쌩주니어인 나 ..뒤틀린 황천의 스타트업이다.)
아는 형의 소개로 들어간 이 스타트업은 이런 식으로 굴러가고 있었다.
- 사용자가 기능 추가를 요청한다.
- 대표님이 그에 맞는 디자인을 추가한다. (산디 출신이셔서 그런지 디자인이 나름 괜찮았다. 지금 보면 구리지만)
- 나랑 개발팀장님이 구현한다.
사실 처음에는 그냥 극 초기 스타트업을 체험 겸 iOS 개발자로서 나중에 이력서에 줄 하나 더 넣을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에 주먹구구식으로 일해도 별로 개의치 않았지만 들어간 지 약 1주일, 나는 태어나서 처음 보는 VueJS 개발을 시작했다.
그 이유는 매우 간단했는데, 당시 웹앱으로 서비스가 굴러가고 있었기 때문에 개발팀장님 혼자서 서버와 프론트엔드를 감당하기 힘들었고 네이티브 작업도 카톡으로 유저 초대하기, FCM (firebase cloud messaging) 연결하기 등, 사실상 1주일 안에 끝나는 작업들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다.
당시의 나도 경험 겸 들어온 곳에 겸사겸사 웹을 해보자는 생각에 수락을 하고 웹 개발을 시작했다. 그때는 대표님이 SI에 맡긴 프로젝트를 개발팀장님과 내가 유지 보수하는 것이 주 작업이었는데 백엔드 Django Template에 Vue.js를 욱여넣어 Vue를 SPA가 아닌 MPA로써 사용하고 있었다. (모든 페이지에 Vue 객체를 생성해서 사용하고 있었다..) 나는 또 그게 맞는 건 줄 알고 신기하다고 열심히 코드 읽어서 흡수하고 유지보수를 하며 시간이 약 2월까지 흘렀다.
2월이 되자 몇몇 기능 구현에 있어서 서버 쪽이 지체되기 시작했다. 체크리스트 개발과 도메인 https 적용이 주된 골자였는데, https 적용에 약 1주일이 걸리셨던 걸로 기억한다. 점점 시간이 늘어남에 따라 결국 개발팀장님은 새로운 곳을 찾아 떠나셨고 회사에는 나와 대표님만이 남게 되었다. 그리고 이 비슷한 시기에 주니어 디자이너가 한 명 합류했다.
3월이 되어 빠진 개발팀장님 대신 나와 나를 소개해준 형이 서버와 프론트 모두 작업하며 Djang 는 DRF (Django REST Framework)로 변경하고 프론트는 Nuxt를 사용하여 분리작업을 진행했다. 이때부터 Vue가 뭔지 정확히 알게되었다. 이렇게 1분기가 지나갔다.
2분기
나를 소개해준 형이 회사에 취직함에 따라 회사는 이제 대표님, 디자이너님 그리고 나만 남게 되었다. 4 ~ 5월은 나 혼자서 서비스 유지보수에 도전을 해봤지만, 역부족이었으며 이에 따른 버그도 매우 많았다. 그리고 나를 소개해준 형과 함께 중간에 서비스 기술 스택 전환을 시도했지만, 오히려 2개월이라는 시간만 날리고 폭삭 망했다. 즉, 이룬것이 없었다. (이때 무리한 스택전환 혹은 리펙토링은 굉장히 해롭다는 걸 알게되었다. 그래서 그런지 요즘은 리펙토링에 관해 조금은 보수적이게 되었다.)
사용자들은 회원가입과 로그인이 안 되는 것과 서비스가 안 켜진다는 것, 뜬금없이 로그인이 풀리는 일등 당시 정말로 내 능력을 벗어난 일들이 많이 일어났다. 특히 회원가입은 다른 서비스와 비교해도 복잡한 편이었기에, 정말 정신이 없었다. 또한 세션 관리에 실패해서 유저들에게 최악의 경험을 안겨주었다.
그렇게 6월이 되고 현재의 개발팀장님이 합류하셨다. 옛 스포카에서 일하다 오신 분이신데, 정말 잘하신다. 개발팀장님이 합류하고 나서 에러와 버그들은 대폭 줄어들었고 팀 내 프로세스도 많이 안정됐다.
이때부터 뭔가 되는 것이 눈으로 보이기 시작했다.
3분기
이때는 밤새우면서 정말 열심히 일했던 것밖에는 없었던 것 같다. 팀 전체적으로 열심히 일을 한 결과 앱의 변화도 확실하게 나타났고, 영국에서 UX 공부하고 오신 현재 디자인 팀장님도 이 분기에 들어오셨다. 확실히 배우신 분이라 그런지 디자인에 근본이 있었다.
아마 이때쯤부터 앞으로 프론트 엔드 개발자로 가도 괜찮을 것 같다고 생각하여 아예 진로를 바꾸기 시작했다. 원래 웹 개발하는 사람들은 중학교 3학년 정보 시간에 배우는 교과서에 나올 법한 사람들인 줄 알았는데.. 그건 정말 나의 무지에서 비롯된 그릇된 생각이고 직접 해보니 정말 가능성 있는 분야 같다.
4분기
4분기에 접어들면서 디캠프 발표 1등도 해보고, 입주도 하게 되었다. (정확히는 내년부터지만) 일은 그저 기능 구현만 하는 것에서 기존 기능 고도화와 서비스 퍼포먼스 향상으로 변경되었으며, 자연스러운 애니메이션, 데이터 없이도 접속할 수 있게 변경하고 로딩 속도를 조금 더 최적화해보려고 고민하고 있다.
그리고 주니어 프론트 분이 들어오면서 회사에 야근 관련된 문화를 대표님이 아예 없애버렸다. (가능은 하지만 지양하는 분위기) 이제는 칼퇴근하는 게 일상이 됐다.
이에 따라 집에 온 후, 시간이 기존보다 굉장히 많이 남아 그동안 바빴다는 핑계 아래에 하지 못했던 것들을 공부하고 있다. 첫 시작이 프론트 엔드 개발자가 아니었던 만큼, 기초가 많이 부족했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또한 위에 적어둔 것 처럼 서비스의 품질을 끌어올릴려면 추가적인 공부가 필수라는 것도 인지하고 있다. 정말 늦었지만 뒤늦게나마 공부하고 있다.
정리하며
이번 연도에 유일하게 후회하는 것이, 1년에 대부분을 오롯이 일과 관련된 부분에 쏟아부었다는 것이다. 대신 하루하루 변해가는 앱과 사용자들의 긍정적인 피드백에 기분은 좋았지만, 나 개인에 대한 성장이 지체되었고 내 시야를 넓힐 기회가 줄어 몇몇 그릇된 선택을 하게 된 것 같다. (괜히 기술 스택전환한다고 시간을 너무 날린 것 등)
따라서 내년에는 좀 더 많은 것에 도전해볼 생각이다. 현재처럼 블로그는 계속해서 진행할 것이고, 허세 들려 별 이상한 것에 도전하기보다는 기본기는 탄탄한 사람이 되는 것을 목표로 잡고 있다. 또한 개인 프로젝트도 2분기 별로 나눠서 진행해볼 생각이다.
그 외에 나의 삶과 관련돼서는 뭐가 됐던 학원에 다녀볼 생각을 하고 있다. 언어나 요리, 스포츠 등 프로그래밍을 제외한 아예 새로운 분야에 대한 도전을 생각해보고 있다.
Done is better than perfect 가 좌우명인 만큼 나 자신과의 약속을 지킨 위해 노력해볼 것이다.
추가적으로 만약 본인이 주니어고, 극극극극극 초기 스타트업에 가보고 싶다면 정말 큰 마음먹고 가길 바란다. 본인의 성장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염두해야한다. (이 내용과 관련된 이 글을 읽어보길 바란다.)
대신 잘됐을 때 뿌듯함은 세계 제일로 얻을 수 있다.